코로나19, 메르스와 달리 세포 죽이지 않고 왕성한 증식에 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을 유발하는 사스-CoV-2(SARS-CoV-2) 바이러스는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인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바이러스와 달리 세포 사멸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대한민국의학한림원,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25일 오후 ‘COVID-19 치료제의 개발 현황’을 주제로 진행한 온라인 공동 포럼에서 김성준 한국화학연구원 신종바이러스융합연구단(CEVI융합연구단) 팀장은 “코로나19 바이러스는 같은 계열의 메르스 바이러스와는 달리 감염된 뒤 세포를 사멸시키지 않고 왕성한 증식활동을 보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며 “이같은 특성을 바탕으로 치료후보물질을 발굴해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인간 세포의 ACE2 수용체를 인식해 특유의 돌기 모양 스파이크 단백질을 통해 인체에 침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단 침투하면 굉장히 활발하게 증식하고 증식된 바이러스가 밖으로 빠져나가며 다른 사람을 감염시킨다.
김성준 팀장은 “최근 CEVI융합연구단 연구결과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세포 사멸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왕성한 증식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CEVI융합연구단은 10여종의 인간 조직 유래 세포주들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감염시킨 뒤 변화 양상을 관찰했다. 이 중에서 폐 세포주 유래 세포들에서 특히 감염이 활발히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감염 뒤 증식이 증가되는 세포가 있고 감염 이후 증식이 계속 일어나지 않는 세포도 발견됐다.
연구팀은 이유를 찾기 위한 메커니즘 연구를 진행했고 ACE2 수용체뿐만 아니라 TMPRSS2 유전자 발현이 많으면 증식이 활발해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기존에 알려진 것처럼 이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감염 수용체 역할을 하는 것이다.
또 약물 재창출 연구를 위해 세포 실험을 진행하던 중 바이러스에 의한 세포 사멸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같은 코로나 계열인 메르스 같은 경우는 세포 사멸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이같은 특성을 기반으로 치료후보물질을 발굴하기 위해 화학연 화합물은행 1600종의 화합물 스크리닝 작업을 진행했다. 2회 스크리닝을 진행한 결과 22종의 후보물질을 얻어냈다. 이 중에는 중증 코로나19 환자에 치료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램데시비르’와 같은 효과가 있는 약물도 포함됐다.
김성준 팀장은 “이번에 발굴한 22종의 후보물질을 실질적으로 치료제로 개발하려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며 “동물실험과 약동력학, 독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연구를 추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 김민수 기자 [email protected]